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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17년이나 걸렸을까? : 이태원살인사건 편


안녕하세요. 오셀로입니다

매번 여행 후기만 틈틈이 올리다가 오랜만에 이쪽 포스팅으로 돌아온 것 같네요.

오늘도 역시 시간이 별로 없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쓰기 힘들 것 같지만,

전 부터 쓰려고 했었던 "그것이 알고싶다 - 이태원살인사건 편" 을 간단하게 살펴보며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997년도에 발생한 사건이며 영화로까지 제작되어 많은 분들이 내용을 어느정도 아시는 사건인 "이태원 살인사건."

(검색해보면 대략적인 줄거리야 많이 나오니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용의자는 둘있고 그 둘 중 한명이 무조건 범인임이 확실한 사건, 검찰에서 범인으로 기소한 에드워드리가 무죄가 되면서 자연스레 페터슨에 대한 혐의가 더욱 굳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출국금지명령이 잠깐 풀린사이 해외로 나가버린 페터슨을 강제 송환 시키지 못하다가 결국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해결된 안타까운 사건"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수사과정에서 잘못되었던 점이야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워낙에 잘 잡아줬으니 정확히 파악하려면 다시보기를 통해 한 번 더 보는걸 추천 드립니다.)

서로다른 주장속 진실은 무엇일까?

제가 이번에 이야기 해볼 부분은 지금까지 다뤘던 "거짓말 탐지기, 범죄자의 심리, 진술분석" 에 대해서 입니다.

이번 방송에서도 중간중간 나오긴 했지만 애매하게 표현되었거나 다소 부정확한 부분이 있어 정정할겸도 해서 말이죠. 

그럼 먼저 검찰이 애드워드리가 범인이라 확정한 부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탐지기는 "폴리그래프"를 말한다

전화인터뷰와 기록에 따르면 에드워드리가 범인이라는 확증은

1.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

2. 범의학자의 부검 소견

3. 에드워드리와 패터슨의 진술

이 세가지로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항목만 언뜻 보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이 모든게 "측정이 잘못되었거나, 잘못된 정보를 오용했다거나, 변수를 계산하지 못했다"는 함정이 있었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에드워드리는 "무죄"판결을 받게 되었고요.

결과 그래프 상으론 애드워드가 거짓말을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먼저 거짓말 탐지기 입니다.

97년당시 "에드워드리"의 요청으로 거짓말탐지기가 실시되었는데 목격자로써 당당해던 에드워드리의 예상과 달리 결과는 "패터슨 = 거짓 반응이 나타나지 않음" , 에드워드리 = 거짓반응이 나타남"이 되어 버려 입장이 뒤 바껴버린 것이죠.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현재 거짓말 탐지기는 법정에서 증거로써 역활을 하지 못하는데 그런 이유 역시 초기의 이런 문제점들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거짓말탐지기는 각종 장비를 통해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체크하는 기계라 할 수 있겠는데. 이 반응을 체크하는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우 정확하기 때문에 믿을만 합니다.

"단," 사용 하는 사람과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전혀 정확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게 문제죠.

이번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건 역시 "언어"부분입니다. (포승줄에 묶여 전혀 릴렉스되지 못한 상황에서 검사를 진행한것도 문제)

에드워드리의 경우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질문은 한글로 질문을 했고

반대로 패터슨의 경우 한국말을 잘 함에도 불구하고 통역을 거쳐서 반응을 체크했다는 점 입니다.

결국 폴리그래프의 반응을 체크하는건 "질문 이후의 반응"이 되어야 하는데 패터슨의 경우엔 통역을 거치면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이고, 애드워드리의 경우 "범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상황 +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 편하지 못한 신체 상태"가 종합되면서 반응이 불규칙적으로 많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겠죠.

결국 폴리그래프 기계는 정상인데 "사용자"가 잘못했기 때문에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방송에 나온 전문가의 의견을 간추려보자면 "당시 폴리그래프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에 의해 변화하는 혈압 맥박 등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지며 오차비율이 30%가 넘어 신뢰하기 어려웠다" 라는 말이됩니다...만.. 

[제가 공부 잠깐 안한사이 뭔가 변한게 아니라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폴리그래프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체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중추신경계인 뇌파를 분석하는 방법이외에 현재까지 "범죄수사도구"로 사용하는 것 중 인간이 제어하기 힘든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체크"하는 일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생각 됩니다만... 

뭐.. 방송 편집이 잘못 된 것이겠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분석이 잘못된 원인은 "자율신경계를 측정하는 폴리그래프"가 정확도가 낮다기 보다는 측정 방법이 잘 못되었다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법의학자의 소견

"목의 자창이 수평이거나 위에서 아래로 형성되어 있으므로 피해자보다 큰 사람이 범인일 것이다"

이 부분 역시 당시 진술과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으면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을 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법의학자의 소견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평범한 상태였으면 저러한 분석이 옳을지 몰라도" 

1. 화장실이라는 협소한 공간, 2, 가방을 메고 볼일을 보고 있는 피해자, 3. 단검을 다룰줄 아는 피의자 등만 고려했어도 "반드시 피해자 보다 컸을 것이다"라는 의견은 나오기 힘들었을테니 말이죠.

(제가 법의학을 전공했던건 아니기에 자세히는 잘 모르니 이 부분은 참고만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방어흔이 없다는 것으로 봤을때 초기에 제압을 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피해자보다 덩치가 더크거나 힘이 쎈 사람이 범인일 것이다"라는 판단을 내려버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있었던 "애드워드리"로 더욱 기울어진 모양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역시 위에서 말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로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벌써 두 가지 주장이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처음들어보는 이상한 이유

마지막으로 세번째 "칼로 사람을 찔러 피를 보면 이성을 잃어 그 후의 범행에 대하여 기억을 못하는 것이 범죄심리학의 일반적인 상식임" 이라는 요상한 이야기를 인용하며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는 것입니다.

방송에도 나왔지만 이런 말은.... 저도 처음 봅니다. 

오히려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 즉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은 더욱 상세히 기억할 수 있고" 결국 범죄자가 이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에 패터슨 처럼 너무 세세한 이야기 까지 기억해내는 것은 오히려 이상하다고 볼 수 있겠죠.

기억을 잘 못하는 경우를 굳이 이야기 해보자면

1. 일상 생활중 의도치 않게 "갑작스럽게" 충격적인 장면, 혹은 사건을 목격하였을 경우 (목격자 기억의 불확실성)

2. 다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억 억제 (보통 피해자)

정도가 일반적으로 사건 관련인이 "기억의 부재를 호소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결국 이번 사건의 경우 수사단계에서부터 뭔가 방식이 잘못되어 어떻게 보면 "금방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17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되어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줬던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재판을 본격적으로 시작할텐데... 이번엔 제대로 조사해서 진범이 마땅한 처벌을 받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더이상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데다가 초기 조사가 조금 잘 못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얼마나 손상되지 않은 당시 증거들을 확보 할 수 있는가"에 약간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현재 증거로써 제출 할 수 있는 부분이 "혈은분석과 진술분석" 이외에는 별로 없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 언론에 밝혀지지 않은 정확한 물증이라던가,,,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blog.haver.com/lietome486에 개제했던 포스팅을 이동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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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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