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Profiler)가 되려면 범죄심리학과에 진학해야 한다?


안녕하세요. 오셀로 입니다.

이번에는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서.." 라는 주제죠.

물론 저도 프로파일러를 해본적이 있는건 아니기 때문에 뭐라 딱 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관련된 연구도 해봤고 주변에서 그쪽으로 갔던 사람들, 혹은 현직에 계신분에 대해 들어온게 있으니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한창 범죄쪽에 대해 연구하고자 할때 만 해도 사실 "프로파일러, 프로파일링" 이란 단어가 그리 익숙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와봤자 종종 해외의 영화나 소설 등에서나 등장했고 국내에서의 사용도 거의 뉴스 같은 곳에나 볼 수 있었죠. 딱히 해당 분야에 대해 관심 있어 하는 일반인 분들도 많이 없긴 했지만 말이죠.

그러나 범죄가 점점 복잡해지고 난해해지고 독특해짐에 따라 점점 새로운 수사 방식의 필요성에 대해 점차 깨닫게 되고 프로파일링 기법을 통해 범죄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는 케이스가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레 이쪽 업계로 나가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런 와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내가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은데 그거 하려면 범죄심리학과에 진학하기만 하면 되는거야??" 라는 것.

이에 대한 답변만 먼저 내놓자면 국내상황에선 "경찰이 되는게 더 빠를 수 있다" 라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사진 : 머니투데이)

 국내 1호 프로파일러라고 지칭 되며 많은 TV프로그램과 도서 등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표창원 님의 경우도 원래 시작은 경찰이었죠. 경찰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해외에 나가 관련 학위를 취득. 다시 국내로 들어오면서 교수의 자리에서 프로파일링 업무를 비로서 시작할 수 있었던 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반대로 요즘에는 많이 TV에 나오시지 않지만 권일용님의 경우는 표창원님과 비슷한 시기 프로파일링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찰업무를 계속하면서도 개인적으로 공부해 프로파일러로써 인정을 받은 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공통점이라면 두분 모두 "경찰"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죠.

프로파일링이란게 아무래도 실제 범죄 사례를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고 각 범죄에서 발생하는 여러 특징 등의 데이터를 알고 있어야 가능한 분야인데 국내의 경우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공권력을 가진 집단이 아니면 절대 불가한 실정이라 일반인이라면 다소 어려운점 많긴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찰이 아니면서도 관련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연구든 공부든 가능할 것이란 말인데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역시 대학원에 진학해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해나가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국내에 정확하게 "범죄심리학과"라고 명명된 대학기관이 한군데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지금은 비슷한 이름을 가진 학과를 개설한 곳이 몇 보이긴 합니다만..)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사진: 우먼센스)

요즘에야 범죄심리학이란 분야가 인기가 많다보니 학원?같은 느낌으로 홍보하는 뭐 그런 시설들이 있긴 하던데. 어찌되었건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이 명칭으로 학과를 운영중인건 경기대학교 밖에 없죠. 그것도 대학원과정으로... 

[기본적으로 이쪽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선 요구하는 심리학 과목을 이수해야 합니다.

반드시 "심리학 전공자" 가 아니더라도 요건을 잘 보면 과목만 이수해도 도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관심있으시면 모집 요강을 잘 살펴보면 좋겠네요.(실제로 미대 출신이라던가 공대 출신등 전혀 관련 없던 학과에서 진학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학교의 장점이자 특이한 점이라면 수업이 거의 대부분 "야간"에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야간대학원 아닌데 해당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구성원 중에 현직 경찰/검찰 직원 분들도 일부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학생 입장에서 야간에 수업 듣는게 힘들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장점이라면

1. 현직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들을 수 있다.

2. 그만큼 현장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할 수 있다.

3. 현장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다.

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경찰이 아닌 상태에서 연구하는 입장에서 이만큼 실제 범죄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건 엄청난 매리트라 할 수 있겠죠.

다만 원래 "범죄심리학 만을" 연구하던 교수님들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분야에 대한 공부"를 개인적으로 좀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해 배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범죄심리는 응용심리학이지만 사회심리학이라던지 인지심리학 자체에만 관심을 가지시는 교수님도 계시거든요. 


그럼 경기대가 아니면 관련 경험은 전혀 못하는 것이냐?

그건 또 아닙니다. (본 포스팅에선 경찰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는 제외했습니다.)

조은경 한림대학교 교수 (사진 : 한림대학교)

한림대학교 심리학과에 재직중이신 조은경 교수님의 경우 특별히 "분과가 없는 상태"에서도 관련분야를 열심히 연구하시고 해당 분야에 관심있던 학생들을 지도하고 논문을 쓸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현직에 특채로 임용되 일할 수 있게 한 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몇년도인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결국 "법심리학 협동전공 대학원"이란걸 개설해 관련 된 연구를 좀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봤듯이 법심리나 범죄심리나 결국 추구하는 바는 비슷합니다.)

[조은경 교수님의 경우 유럽쪽에서 매년 열리는 관련 세미나에 계속 참여하기에(요즘도 참여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좀 더 해외의 최신 정보를 생생하게 접할 기회도 많고 협동전공 대학원 교수 중에는 해외 교수들의 가르침을 받을 기회도 있기 때문에 배움의 측면에서 좀 더 다양할 수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학교 두군데에 대해 이야기 해봤는데 사실 다른 학교로 진학해도 관련 분야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기타 대학교에서도 지도교수님이 관심만 있고 같이 연구할 의사만 있다면 어느 학교에 있던 연구할 길은 열려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면 학교를 보고 가기보다는 교수를 보고 가는게 맞습니다. 미리미리 면담을 요청해서 해당 대학원의 교수님을 만나보고 지도 가능 여부를 물어보는게 베스트)


아무튼 말하다보니까 왠지 학교 홍보같은 느낌이 되었는데, 말하고자 하는 바는 

"프로파일러가 되는... 아니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찰이 되는 것"

(경찰이 먼저 된후 공부해도 늦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험이 풍부해져서 좋을 수도 있고 말이죠.)

두번째는 석사학위 이상의 자격을 갖춘후 언제 있을지 모르는 "특채"에 지원하는 것 뿐입니다.

국내에서 매년 뽑는 자리도 아닌지라 언제 뽑을지 모르는 비확실성에 기대야 하는 단점이 있죠.

[이쪽 분야에서 전문직종으로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선 꽤 오랜 기간에 걸친 공부와 관련 기관에서의 경력이 있어야 하니 군대까지 다녀와야하는 남성분들 입장에서는 30에 가까운 나이에야 자리잡을 수 있을수도 없을 수도 있으니 힘든 결정이기도 합니다.]

 결국 본 포스팅의 첫 질문이었던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선 범죄심리학과에 진학해야 되느냐?"라는 질문은 결국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게 결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방법은 본인의 여건에 따라 맞춰야 하는것이죠.

꼭 경찰 프로파일러가 아니더라도 해당 대학에서 열심히 연구하다보면 교정/보호 라던가 연구소, 유관 기관 등 진출할 분야는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건 "어떠한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이쪽이야기의 경우 실제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금방 이해시킬 수도 있는데 말로 풀어 쓰려다보니 여러가지로 고려할 점이 많아 결론이 잘 안내려지네요.

아무튼 범죄/심리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 관심있고 진학할까 고민중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해서 궁금하신 부분 있으시면 덧글 남겨주세요! 아는 한도 내에선 대답해 드립니다.

(물론 업계에서 떠난지가 몇년되가지고 최근 일은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이전 블로그에 올라왔었던 질문들은 몇가지를 선택해 정리한 후 별도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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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llo

범죄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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